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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장 편지

컨텍스트 감각 유지하기
image   |   2015.07.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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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실력이 모국어 수준에 도달한 학습자들은 이제 느긋하게 영어 도서관의 책들을 빼어내어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여유를 만끽하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외국어 실력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잘 알거나, 제대로 몰입되는 내용이어서 텍스트를 읽는 속도가 붙게 된다면 그 내용을 귀로 들을 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혜택을 톡톡히 누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호의 핵심 내용의 전달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
.
.





 하 지 만 



여기서 이렇게 글을 마감하면, 다들 많이 아쉬우시겠죠^^

그런 의미에서 논의를 조금 더 이끌어 나갈까 하는데요. 크게 봐서 두 가지의 질문을 해보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Q1.
'글자만을 가지고 컨텍스트 감각 유지하기'부분이 순서상 가장 마지막에 나와 있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Q2.
만약 순서를 어겨 이 부분을 먼저 시도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자, 지금부터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가장 고차원적인 영어실력 유지 및 향상 방법

'글자만을 가지고 컨텍스트 감각 유지하기'가 순서상 가장 마지막에 나온 이유는 다름아닌 바람직한 영어 학습 로드맵의 순서 1과 순서 2의 과정들을 충실히 밟았을 경우에만 드디어 순서 3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내공을 쌓은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외국에 거주하면서 외국어 환경에 둘러 쌓인 한국인이 자신의 한국어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한국어로 된 신문을 보거나 책을 틈틈이 읽는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 보시면 되겠는데요. 이미 길러 놓은 엄청난 한국어 내공이 뒷받침 되어 있기에, 문자만 가지고도 기존의 실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지에 올랐다 하더라도 눈으로만 언어 감각을 계속해서 살려나가는 것에는 사실 한계가 있다 하겠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혀는 굳어 가기 마련이지요. 이는 마치 발레리나가 발레 교본을 보며 자신의 발레 실력을 유지해 나가려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시면 될 듯한데요. 언어 능력 역시도 발레 실력과 마찬가지로 우리 뇌의 운동신경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즉 반복적으로 몸을 놀려야지만 그 스킬이 유지되는 특성을 가졌다고 하겠습니다. 언어를 구사할 때 사용되는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요? 혀, 입 주변 근육, 성대… 이 정도가 되겠지요. 이 부위들 역시도 늘 사용하고 자극해 주어야지만 좋은 발화 능력이 유지되기 마련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매우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자만을 통해
새로운 어휘를 배우는 것’

이것은 과연 가능할까요?

원어민이 책을 읽습니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영어 어휘들을 책에서 처음으로 접합니다.

원어민에게 이런 영어 어휘들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요?


원어민이니까 그런 생소한 어휘들이라도 어떡하든 이해하고 습득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 그런 영어 어휘들을 처음 접했을 경우와 결코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뜻도 알 수 없을뿐더러, 그 정확한 발음도 알 방도가 없기 때문에 뇌에 그 어휘들이 제대로 안착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즉, 글자만을 가지고 새로운 어휘를 익힌다는 것은 사실 원어민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만약 원어민이 글자로만 등장한 특정 어휘를 어떡하든 머리를 짜내서 그 뜻을 알아내고 또 정확한 발음을 해 낼 수 있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사실 이미 그 원어민이 예전에 그 어휘에 노출되었던 것을 의미한다 하겠습니다.
어렴풋이나마 어디선가 들어 보았던 어휘를 그제서야 텍스트로 만난 경우라 하겠지요.)




이런 맥락을 통해 볼 때, 영어를 제대로 ‘듣고 말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을 텍스트 위주의 학습에 과하게 노출시키는 것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큰 문제란 다름 아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영어 실력이 쌓이지 않는 현상...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성세대 분들이 겪어왔던 그런 안타까운 현상을 일컫는다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채로 영어를 제대로 알아듣지도, 정확한 문장을 제대로 구사 하지도 못하는 학생에게 텍스트 위주의 학습을 고수하도록 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우선, 영어 학습을 모국어 학습으로 가정했을 경우에는 이런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막 말을 ‘어버버’ 할 수 있는 것 같은 2, 3살의 아기에게 책을 보라고 강요하는 상황...

하지만 모국어를 아이에게 가르칠 때 작용하는 우리의 모국어적 본성은 이런 학습 방법을 결코 허락하지 않지요. 6~7살 정도에 이르러 아이가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이 없는 상황에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텍스트 노출을 시작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라는 외국어 학습과 관련해서는 그런 중요한 실력 쌓기 기간을 빼앗는 우를 범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물론, 영어라는 외국어의 학습을 모국어 학습과 동일 선상에 두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하는 인식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 데요.

그렇다면 그런 인식을 전적으로 받아 들영어를 외국어로 인정한 상황에서 텍스트 위주의 학습이 끼치게 될 영향 살펴본다면 그 결과는 과연 어떨까요?

특정 모국어가 이미 학생 뇌의 언어적 기능을 공고히 장악하고 있는 것을 인정을 하는 이런 경우, 우리의 뇌는 글자로 접하게 되는 외국어를 외국어 자체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모국어를 바탕으로 한 외국어의 논리적 분석을 시도하게끔 자연스럽게 작동하게 됩니다. 외국어의 뜻을 어떻게든 뇌에 안착을 시켜야 되는데, 그 외국어의 텍스트만을 알고 있는 경우 우리 뇌는 모국어와의 일대일 매칭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될까요?



그렇습니다. 사실 모국어와 외국어를 일대일 매칭시킨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지요. 왜냐하면 언어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사고 양식의 산물이기에, 서로 다른 문화적, 사고적 배경을 통해 자라난 두 언어가 일대일 매칭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은 애초에 없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억지스러운 매칭이라도 만들어 텍스트 위주의 외국어 학습을 해나가게 된다면, 이는 제대로 진행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진행 되더라도 부자연스럽기 그지 없는 그래서 원어민 앞에서는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언어 잡동사니를 뇌의 한 곳에 쌓아 나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기 마련이라 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영어 환경을 구축하기는 결코 쉽지 않지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영어 책을 구해서, 영어 책을 펼쳐 보는 법.
우리 나라 공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높여 주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렇듯 가장 손쉬워 보이는 방법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 했던 심각한 판단 착오와 올바른 방향 모색에 대한 노력의 부족에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시간의 주제인
‘글자만을 가지고 컨텍스트 감각 유지하기’

글의 서두에서 이미 제시된 것처럼, 이는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습득한 최상위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순서로,
대부분의 외국어 학습자들에게는 매우 요원한 단계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핵심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생각을 시원하게 표출할 수 있는 
그 순간까지 
듣고 말하는 것에 대한 노력을
결코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제대로 된 영어 학습환경이 구축되기 힘들다고 하여 텍스트만을 가지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며 그것에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붓는 실수는 결코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순서 1과 순서 2를 제대로 거치면, 영어 텍스트가 꿈틀꿈틀 살아서 우리의 가슴에 박혀 들어오는 그런 경이로운 경험을 반드시 할 수 있게 됩니다.

순서 1.
컨텍스트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영어를 영어 자체로 받아 들이기

순서 2.
컨텍스트 속으로 직접 들어가 영어를 내뱉기

그렇기에 이 순서 1과 2를 충실하게 보내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하겠습니다.






이상 두서 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 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화상영어연구소 소장
윤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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